어릴 적 최고의 스릴러는 이 드라마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무서워진다. 울면서도 종영까지 지켜봤던 드라마를 소개하려고 한다.
소개
드라마 M, 엠은 1994년 8월 1일부터 1994년 8월 30일까지 방영된 MBC 납량특집 미니시리즈이다. 1980년~1990년대 한국의 낙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낙태의 윤리성에 대한 고발이 주된 내용이며 특수효과를 동원한 본격적인 공포물이라는 점에서 당시에 커다란 사회적 반향과 화제를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다른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경이적인 시청률 52%를 기록하였다. 1990년대 드라마로서는 소재 및 연출 등에서 굉장히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또한 청순의 대표주자였던 주연배우 심은하가 악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그녀의 야누스적 매력을 마음 껏 발산했었던 당시 최고의 공포 스릴러 드라마이다.
줄거리
여고 2학년인 박마리는 친구 이예지, 김은희와 함께 동해안 은희네 별장으로 휴가를 갔다가 괴한들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다. 마리는 괴한들과 실랑이를 하다 계단에서 굴러 기절한다. 그때 요란한 천둥 번개가 치고 마리의 몸에 괴현상이 일어나면서 악마의 화신처럼 변해 세 명의 괴한들을 차례로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이 사건으로 마리는 특수기관에 의해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마리의 괴력에 대한 의학적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그의 정신과 병력과 출생에 얽힌 수수께끼가 밝혀진다. 8년 후 김주리라는 의사로 새 삶을 살아가던 마리를 예지와 은희가 우연히 병원에서 마주치게 되고 친구들은 놀라워한다. 어느 날 마리는 자해환자에게 인질이 되어 옥상으로 끌려가지만 인질범에게 폭행을 당하는 순간 M이 각성하여 인질범을 살해한다. 이 사건으로 TV 인터뷰하는 박마리를 가족들이 보게 되고, 마리가 분명하다는 수경에게 부모는 마리가 아닐 거라고 말한다. 성자는 마리가 죽었다고 말하지만 유골만 보내온 것을 의심하며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경은 주리의 습관을 보며 자신의 동생 마리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하며 어린 시절 큰언니의 죽음에 대해 예지에게 말해준다. 과거 마리는 자살한 큰언니의 죽음을 본 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안다든가 하는 이상한 초능력이 생기게 된다.
운철의 아버지 박 원장은 운철이 마리를 좋아하자 마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최 박사를 찾아온다. 친구들의 노력으로 잠시 옛 생각이 되살아난 마리는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찾아가고 뒤쫓아온 예지와 은희를 알아본다. 마리의 손길이 닿은 운철에게 붉은 반점이 나타나면서 호흡 곤란 등의 중증 증세가 나타나자 의료진은 원인을 몰라 당황한다. 마리의 아버지 성철과 새엄마 성자가 병원으로 마리를 찾아와 딸임을 확인하나 정작 마리는 "기억이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프롬 박사에 의해 마리에겐 복수의 화신이자 원초적인 악인 M이 내재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마리가 분노에 가득 차 자제력을 잃고 있을 때만 M이 마리를 지배하게 된다. 마리가 뇌사상태에 빠져있던 운철의 입술에 키스를 하자, 운철의 몸이 조금씩 움직이더니 현격히 정상으로 돌아와 병원 의료진을 놀라게 한다. 최 박사가 마리 아버지 성철에게 전화를 걸어 마리 안에 있는 다른 인격 M에 대해 알리고 무엇이든 이상한 기미가 있으면 연락 달라고 당부하고 있을 때 마리가 집으로 들어온다. 마리를 만나러 집으로 온 은희가 운철에 대해 말하며 위로하자, 도리어 마리는 "너를 괴롭히는 인간들은 차례차례 죽여주겠다"며 은희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마리는 운철에게 오늘밤에라도 결혼식을 올리자며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최 박사는 지석에게 마리와 키스를 나누었던 사람들이 원인 모를 전염병에 감염되었다며 다음이 지석의 차례임을 알려준다. 마리 안에 들어있는 M이 지목한 홍 과장에게서 26년 전 마리가 태어난 같은 병원에서 낙태시킨 과거가 있음이 밝혀지고 그 M의 아버지가 홍 과장임이 드러나는데…. 거세게 바람이 몰아치는 밤, 마리는 언니 수경에게 "나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지석뿐이다"라고 말한다.
최 박사는 마리 안의 M이 살아나게 만든 약품과 반대되는 성분을 만든다. 최 박사로부터 스코트코빈 주사기를 받아든 지석은 M이 은희의 입술에 키스하려는 순간 그의 등에 주사기를 꽂는 데 성공하고, 바로 그때 찾아온 예지는 무너져 내리는 마리를 촛대로 다시 내리찍는다. 주사의 효력이 나타난 마리는 혼미 상태에 빠지면서 식물인간 상태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마리와 접촉한 은희에게 마리 속의 M이 옮겨가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결국 마리의 사살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최박사와 홍 과장의 도움으로 차 트렁크 속에 숨어 병원을 빠져나온 마리와 지석은 해변 도로를 달려 둘만의 길을 떠나고 빈 폐가에 도착해 잠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깬 지석은 옆을 보며 마리는 온데간데없었다. 지석은 등을 돌린 채 앉아 있는 마리를 발견한다. 지석은 어떻게 하면 마리에게 떠날 수 있냐고 묻자 마리 속의 M이 "난 육체가 없으니까 죽을 수도 없다"면서 "내가 죽으려면 마리가 죽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지석은 서슴없이 자신의 몸속으로 M을 들어오라고 말한다. 마리에게 죽음의 키스를 한 지석은 미칠 듯이 괴로워하고, 자신 안에 M을 통제했을 때 M과 함께 자살하기 위해 철탑에 오르기 시작한다. 마리는 지석의 뒤를 따른다. 이때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마리(M)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경찰과 특공대가 사살 준비를 한다. 마리는 지석을 따라 철탑을 오르며 절규한다. 지석이 마리의 손을 잡은 그 순간 마리는 경찰에게 사살되고 지석은 마지막을 함께한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연인 마리와 지석은 높은 굴뚝에서 떨어져 함께 동반자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해외반응
드라마 M, 엠은 해외에서도 일정 수준의 관심과 호평을 받았으나, 국내와는 비교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복잡한 이야기와 사이코스릴러 장르의 특성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특히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다소 특이한 주제와 접근 방식을 가졌기 때문에 해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해외 시청자들은 한국 드라마의 다양한 특성과 장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 드라마 M, 엠과 같은 사이코스릴러 장르의 작품은 해외에서도 특별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에필로그에 흘러나오는 신부의 대사도 인상적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 나라 곳곳에서는 임신중절수술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수천 수만의 태아가 햇빛도 보기 전에 차디 찬 수술도구에 의해 부서지고 찢긴 채 쓰레기와 함께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무덤도 없습니다. 그들에겐 죽음을 슬퍼해주는 부모도 없습니다. 우리들은 이미 생명이 시작되는 생명체를 아무런 가책 없이 살육하고 있는 것입니다."